카메라가방 메고, 망원경 목에 걸고, 삼발이 들고, 아이쿠 나머지 한 손도 단망경을. 다 저게 뭐하는 것들일까? 그리고 이 분은 누구일까?
남는 손 하나도 없이 다니면서도 카메라 앞에 싱긋이 웃고 계신 이 분은 '습지와 새들의 친구' 대표 박중록 선생님입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을숙도와 그 습지에 사는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박중록 선생님이 목과 어깨에 걸리고 손에 들린 저 물건들은 습지와 새를 보호하기 위한 장비들이고요.
선생님은 새만 지나가면 입을 떼십니다. 저건 무슨 새고 어떻게 날고 뭘 먹는데 요즘 근황은 어떤지 척척입니다. 새의 이름만 아는 것도 신기한 우리에겐 선생님의 말이 모두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눈에 보이는 게 다 동물의 왕국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생님에게 가장 놀란 것은 눈입니다. 선생님은 멀리 있는 새를 귀신같이 알아봅니다.
새가 있다는 게 아니라 무슨 새가 무얼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 곳을 보며 "저기 있네요" 말하고는 탐조대를 맞추어 줍니다.
들여다보면 영락없이 그 새가 그 짓을 하고있습니다.
"새들 나란히 앉아있지요?"
"예 맞습니다."
하도 신기해서 탐조대에 눈을 떼고 맨눈으로 바라봤습니다. 근처는 알아보겠는데 새들이 어디 있는지는 찾지 못하겠습니다. 완전 달인 중에 달인입니다.
아 근데 저 사진은 어떻게 찍었냐고요? 탐조대에 사진기를 대고 요렇게 찍었습니다. 똑딱이를 근접샷에 맞추고 찍으면 됩니다.
탐조대도 잠깐 얘기해드리죠. 이 탐조대는 1백5십만원 짜리라고 합니다. 이런 망원경을 왜 사나 싶기도 한데 탐조문화가 대중화된 서구 선진국에선 집에 이런 망원경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주말이면 이런 탐조대와 망원경을 들고 자연을 관찰하러 가는게 그쪽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를 정말 기절시킨 것은 바로 이 장면입니다. 정말이지 이건 망원경으로 봐도 뭔지 잘 구분이 가지 않았습니다.어디어디하며 망원경 속에서 찾을 정도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꽂아논 나무 위에 새 비스무리한 게 앉아있었습니다.
박중록 선생님이 이걸 맨 눈으로 찾아내 탐조대 방향을 맞춘 뒤 우리에게 보여준 것입니다. 탐조대에서 눈을 떼고 탐조대 방향을 봤습니다. 새는 커녕 나무막대기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냥 물이흘러가고 멀리 모래섬만 보일뿐이었습니다.
박중록 선생님은 현재 부산의 고등학교 선생님이십니다. 마침 우리 팀블로그 팀원 중에 선생님의 제자였던 분이 한 분 계셨는데 그분께 물어보니 선생님은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환경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수업을 할 때면 선생님은 학교 근처를 데려가 학생들과 함께 걸으며 눈에 보이는 주변의 동식물들을 설명해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수업은 대명여고가 유일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대명여고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낙동강탐방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선생님 같은 분들이 있어 이 새도 이렇게 자라 우리에게 새초롬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겠죠.
우리도 이 낙동강의 낙조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고요.
인간을 지척에 둔 이 낙동강이 박중록 선생님 같은 분 덕분에 오늘도 편안한 잠을 이루는가 봅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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