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온천천 SOS 운동’으로 시작된 온천천살리기 운동이 15년을 지나고 있다. 1997년 처음으로 온천천 살리기 워크샵을 하면서 ‘온천천 실태조사를 통한 온천천의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한 사람이 ‘다카하시’라는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였다. 그 후 본격적으로 온천천 살리기 운동을 펼치기 시작하여, 지금은 이것이 주변의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호재로 인식하기까지 주민들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유지용수 부족과 중상류 대부분의 콘크리트화 문제,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전시행정, 치적행정을 위한 과욕한 체육놀이 시설과 인공군락 식재는 수십억원의 시설비용과 수억원의 유지관리비용을 소요하고 있어 온천천 살리기 운동은 아직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자가 대학을 다닐 때 80년 중반에도 온천천은 심하게 훼손당하고 몸살을 앓는 모습이었다. 왜냐하면 온천천은 과거 부산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었고, 한국전쟁이후 경공업을 발전과정에서 송월타올, 태창, 태광, 미원, 평화유지, 럭키화학 등을 온몸에 껴안았다. 또한 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면서 하천의 반을 국제신문에서 장전동까지의 도로 부지로 빼앗겼고 80년대 지하철 교각으로 온천천의 가슴은 큰 대못이 박혔으며, 90년대 초 수영하수처리장을 건설로 연산교부터 수영하수처리장 쪽으로 굽이치던 온천천 본래의 모습이 직선화되었으며, 97년~98년 동래역 이후부터는 물길과 둔치가 구서동역까지 모조리 콘크리트로 변해버려 온천천은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변해 버렸다.
사실 지금의 온천천의 모습을 보면 마치 기적을 보는 듯 하다. 갈대가 우거지 강변에 새들이 날아다니고 나비가 날고 꽃이 피고 지며, 사계절의 변화를 체험하는 것은 단순히 자연이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자연과 이질되어진 삶이 얼마나 불행한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손에 잡히는 경제효과로 그 일의 가치를 따지는 버릇이 있다. 그런 경제효과가 유발되지 않으면 가치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쉽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그런 돈의 가치로 따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는 생태하천의 가치는 여기서 이것을 누려본 사람들에게는 다시는 빼앗길 수 없는 최고의 자원이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현 정부가 강이나 여러 자연을 토목적인 관점에서 개발하고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땅이 이만큼 죽어왔는데, 겨우 살려가고 있는 것마저도 다시 죽일려고 하는 발상은 아무리 좋게 해석을 하려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얼마 전 울산의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그 면모를 새롭게 해 화재가 되었다. 정부는 이 태화강의 변화를 보고 이것이 바로 자기들이 추구하는 강살리기의 모습이라고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선전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태화강이 되살아나기 전 그렇게 죽어버린 이유가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사대강사업과 같은 일들이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고 그렇게 죽은 태화강을 살리기 위해 그 반대의 일을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기에 이제 이러한 면모를 갖게 된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저 말만 강살리기이고, 자신들이 벌이는 일이 정말 강을 살리고 있는지 죽이고 있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제발 부탁이니 태화강을 두고 한 말처럼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태화강을 살리는 것처럼 한다면 나는 그 사업에 두 발을 걷고 찬성할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면 자연 역시 인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가장 좋은 친구가 되지만, 자연을 마음대로 이용하는 대상으로 전락하면 그 자체가 우리 삶의 가장 큰 위험이며 재앙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온천천 15년동안 생태하천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해야 온전하게 회복될 수 있을까?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우리 시민들이 생태하천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할 때 이루어질 것이다.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강물을 따라 미류나무 버들나무 곧게 자라고 있고, 은빛 백사장에 아이들이 옷을 벗어두고, 맑은 물 속에 풍덩 뛰어들어 멱감고, 고기잡으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곳 바로 그런 곳을 꿈꿀 수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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